카테고리 역사

『파시즘』 — 파시즘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로버트 팩스턴의 『파시즘』은 파시즘이 무엇인가를 정의하려는 시도다. 이 시도가 어려운 이유는, 파시즘이 일관된 이데올로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자유주의에는 자유라는 핵심 가치가 있고, 마르크스주의에는 계급 투쟁이라는 핵심 개념이 있다. 파시즘에는 그런 것이 없다. 이탈리아의 파시즘과 독일의 나치즘은 서로 달랐다. 스페인의 프랑코 정권과…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2부 — 민주주의가 스스로를 파괴하는 방법

1부를 덮고 바로 2부를 펼쳤다. 이 전쟁의 결말이 궁금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투키디데스의 건조한 문체에 이미 적응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2부는 전쟁의 후반부를 다룬다. 시칠리아 원정의 재앙, 아테네 민주주의의 붕괴, 그리고 스파르타의 최종 승리. 시칠리아 원정은 이 전쟁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에피소드다. 아테네가…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1부 — 투키디데스가 본 전쟁의 본질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펼쳤다. 기원전 5세기,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전쟁. 서양 역사학의 시초로 불리는 책이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읽으면서 고대사에 대한 관심이 깊어졌고, 로마 이전의 그리스로 거슬러 올라간 것이다. 투키디데스와 시오노 나나미의 차이는 첫 페이지부터 느껴진다. 시오노 나나미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갈리아 전쟁기』 — 권력자가 쓴 전쟁 보고서

카이사르가 직접 쓴 책이다. 전쟁을 수행한 사람이 그 전쟁에 대해 직접 쓴 기록. 이것만으로도 독특한 텍스트다. 역사서인 동시에 선전문이고, 군사 보고서인 동시에 문학이다. 2천 년 전의 장군이 남긴 글이 지금까지 읽히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 텍스트의 힘을 증명한다. 카이사르는 자신을…

『로마인 이야기』 3권 — 카이사르 이전의 로마

여름에 3권을 펼쳤다. 이 시리즈를 반 년에 한 권씩 읽어가는 것이 어느새 습관이 되었다. 1권에서 공화정의 성립을, 2권에서 한니발 전쟁을 읽었고, 이제 3권은 공화정 말기를 다룬다. 그라쿠스 형제의 개혁에서 마리우스와 술라의 대립까지. 카이사르가 등장하기 직전의 시대다. 이 시대는 로마 역사에서…

『로마인 이야기』 2권 — 한니발이라는 이름

1권에서 예고한 대로 2권으로 돌아왔다. 2권은 한니발 전쟁을 다룬다. 시오노 나나미의 필력이 가장 빛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한니발이라는 인물이 워낙 극적이기 때문이다. 한니발 바르카. 카르타고의 장군. 알프스를 코끼리와 함께 넘어 이탈리아를 침공한 사람. 이 행군 자체가 전쟁사에서 가장 대담한 작전 중…

『로마인 이야기』 1권 — 왜 로마였는가

시오노 나나미의 이름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 시리즈를 시작하기까지는 오래 걸렸다. 15권짜리 시리즈다. 시작하면 한동안 이 책에 묶인다는 뜻이다. 올해 읽은 책들이 대부분 묵직했으므로, 좀 다른 결의 무거움을 원했다. 사상의 무거움이 아니라 역사의 무거움. 1권은 로마 건국에서 공화정의 성립까지를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