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에 대하여
언젠가부터 책을 사는 속도를 읽는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게 되었다. 책장 한쪽에는 십여 년 넘게 몇 번을 옮겨 다닌 책들이, 다른 한쪽에는 일에 치여 끝까지 펴보지 못한 책들이 쌓여 있었다. 그 두 더미를 번갈아 바라보다가, 어느 밤 결심했다. 이제는 사는 만큼 읽고, 읽은 만큼 적어 두기로.
이 블로그는 그 약속의 결과다.
여기에 올리는 글들은 서평이 아니다. 한 사람이 책을 덮은 뒤에 남은 생각을 옮긴 것일 뿐이다. 줄거리 정리도, 별점도, 추천 여부도 없다. 이미 충분히 좋은 책들이고, 그 책들이 나에게 무엇을 남겼는지를 기록하는 일이 더 정직하다고 믿는다.
다루는 책은 대체로 오래된 것들이다. 새로 쏟아지는 책의 흐름을 따라가는 일은 진작에 포기했다. 시간이 거른 책들, 한 세대 혹은 그 이상을 살아남은 책들에 더 마음이 간다. 그런 책들은 읽고 나면 한참을 곁에 두게 된다.
한 달에 한두 권쯤, 천천히 적어나갈 생각이다. 짧게 쓸 때도 있고, 길게 쓸 때도 있을 것이다. 책에 따라 다르고, 그날의 마음에 따라 다르다.
읽어주셔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