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에세이

『노예의 길』, 다시 한 번 — 7년의 중간 결산

세 번째로 이 책을 편다. 2020년 1월에 처음, 2024년 6월에 두 번째, 그리고 지금 세 번째. 이 블로그의 첫 사상서였고, 7년이 지난 지금도 가장 많이 돌아오는 책이다. 한 번쯤 중간 결산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다시 펼쳤다. 세 번의 독서가 각각 달랐다.…

『고독한 미식가』 — 혼자 먹는 것의 자유

올해의 마지막 책으로 가벼운 것을 골랐다. 죄와 벌 이후에 이 책을 집어든 것은 본능적 선택이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무거움 이후에 필요한 것은 맛있는 밥 이야기다. 쿠스미 마사유키의 『고독한 미식가』. 만화다. 만화를 이 블로그에서 다루는 것은 처음이다. 한 남자가 혼자 밥을 먹는 이야기.…

『인생의 발견』 — 대화의 기술에 대하여

시어도어 젤딘의 이 책은 분류하기 어렵다. 역사서인가, 에세이인가, 철학서인가. 아마 셋 다일 것이다. 젤딘은 역사학자이지만, 이 책에서는 역사를 빌려 인생에 대해 쓴다. 사랑, 일, 대화, 고독, 음식, 여행. 인간 삶의 다양한 측면을 역사적 맥락에서 탐구한다. 가장 인상적인 장은 대화에 관한…

『말의 품격』 — 말이 그 사람이다

새해 첫 책으로 가벼운 에세이를 골랐다. 지난 몇 년간 새해마다 사상서로 시작했는데, 올해는 좀 다르게 가보고 싶었다. 이기주의 『말의 품격』. 제목이 단정하다. 말에도 품격이 있다는 것. 이 전제가 이 책의 전부다. 이기주는 말에 대해 쓴다. 어떤 말이 사람을 살리고, 어떤…

『신과 나눈 이야기』 — 믿음 없는 사람이 읽는 영성서

이 책을 집어든 것은 의외의 선택이었다. 종교 서적이나 영성 서적은 평소에 읽지 않는다. 그런데 서점에서 이 책을 뒤적이다가 한 구절에 멈추었다. 정확히 어떤 구절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종교적이지 않은 언어로 삶에 대해 말하는 방식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사왔다. 닐 도널드 월쉬가…

『시와 산책』 — 걸으면서 읽는 것에 대하여

가벼운 책이 필요한 시기가 있다. 니체를 읽고, 토지를 읽고 나서 머릿속이 무거웠다. 사상과 역사와 인간의 어두운 면을 연속으로 마주한 뒤라, 그냥 예쁜 문장을 읽고 싶었다. 머리로 읽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읽는 책. 분석하지 않아도 되는 책. 한정원의 『시와 산책』은 그런…

『여행의 이유』 — 비행기에서 읽기 좋은 책

이 책을 산 것은 출장지의 공항 서점이었다. 비행기 출발까지 한 시간이 남아 있었고, 들고 다니던 책은 이미 호텔에 두고 온 뒤였다. 가벼운 책 한 권이 필요했다. 김영하의 에세이는 그런 자리에 잘 어울렸다. 카뮈와 도스토예프스키를 연달아 읽고 나서, 좀 숨 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