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 언어가 사라지면 사유도 사라진다
이 책은 학생 때 한 번 읽었다. 그때는 디스토피아 소설이라는 장르 자체가 주는 흥미에 이끌려 읽었던 것 같다. 감시 사회, 전체주의, 빅 브라더. 텔레스크린이라는 장치가 주는 공포, 사상 경찰이라는 이름이 주는 섬뜩함. 그런 것들이 무섭고 흥미로웠다. 10대의 독서였다. 무서운 이야기를…
이 책은 학생 때 한 번 읽었다. 그때는 디스토피아 소설이라는 장르 자체가 주는 흥미에 이끌려 읽었던 것 같다. 감시 사회, 전체주의, 빅 브라더. 텔레스크린이라는 장치가 주는 공포, 사상 경찰이라는 이름이 주는 섬뜩함. 그런 것들이 무섭고 흥미로웠다. 10대의 독서였다. 무서운 이야기를…
여름이 지나고 다시 펼쳤다. 1권을 덮은 지 두 달 만이다. 그 사이 출장이 한 번 있었고, 일이 바빠 한동안 이 책을 다시 펼 엄두를 내지 못했다. 출장지 호텔에 들고 가려다가, 무게를 보고 포기했다. 가을이 되어서야 겨우 돌아왔다. 다시 펼치니 1권의…
여름에 국부론을 읽기 시작했다. 타이밍이 좋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더운 날, 두꺼운 책. 에어컨 바람 아래에서 18세기 영국의 경제를 읽는 것은 약간 비현실적인 경험이었다. 그러나 언제 펼치든 이 책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계절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시작하는 것이 맞다.…
이 소설에는 두 사람이 있다. 크레타 섬에서 탄광을 열겠다는 젊은 지식인과, 그 곁에 따라온 늙은 노동자 조르바. 한 사람은 생각하고, 한 사람은 살아간다. 이 소설의 거의 모든 것은 이 두 사람 사이의 거리에서 생겨난다. 화자인 젊은 지식인은 책을 좋아하고 사유를…
두 달이 걸렸다. 사이사이에 일이 바빠 한동안 덮어뒀던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 읽은 시간은 훨씬 짧지만, 어쨌든 달력으로는 두 달이다. 두꺼운 책이었고, 쉽게 넘어갈 수 없는 페이지들이 많았다. 한 페이지를 읽고 멈추어 생각하다가, 다시 같은 페이지를 읽는 일이 잦았다. 유발 하라리가…
하워드 슐츠가 스타벅스 CEO로 복귀한 것은 2008년이었다. 자신이 세운 회사가 자신 없이도 잘 돌아갈 거라 믿고 떠났던 사람이, 회사가 흔들리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 돌아온 것이다. 이 책은 그 복귀 이후 몇 년간의 기록이다. 경영서라기보다는 한 사람의 고백에…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결심을 한다. 올해는 운동을 하겠다, 책을 읽겠다, 영어를 다시 시작하겠다. 그리고 3월이 되면 대부분 잊는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해마다 비슷한 결심을 하고, 해마다 비슷한 시점에 그 결심이 흐지부지된다. 이 책을 집어든 것이 공교롭게도 그 시점이었다. 결심이 흐려지기…
연말에 동료가 건넨 책이었다. 읽어봤냐는 말도 없이, 책상 위에 슬쩍 올려두고 갔다. 표지가 낡아 있었다. 이미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친 듯했다. 모서리가 접혀 있었고, 형광펜 자국이 표지 안쪽까지 비쳐 보였다. 그 사람이 이 책을 내게 건넨 이유를 물어보지는 않았다. 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