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넛지』 — 자유주의적 개입이라는 모순
리처드 탈러의 『넛지』는 행동경제학의 대중화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책 중 하나다. 제목 그대로 넛지, 즉 팔꿈치로 슬쩍 찌르는 것. 강제하지 않으면서 사람들의 선택을 더 나은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 이 개념이 이 책의 전부다. 탈러가 출발하는 지점은 인간의 비합리성이다. 전통…
리처드 탈러의 『넛지』는 행동경제학의 대중화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책 중 하나다. 제목 그대로 넛지, 즉 팔꿈치로 슬쩍 찌르는 것. 강제하지 않으면서 사람들의 선택을 더 나은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 이 개념이 이 책의 전부다. 탈러가 출발하는 지점은 인간의 비합리성이다. 전통…
플라톤의 『국가』를 읽었다. 서양 철학의 모든 것이 플라톤의 각주라는 말이 있다. 과장이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그 과장이 이해된다. 이 책은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소크라테스가 여러 사람과 대화하면서 정의의 본질을 탐구한다. 대화체로 쓰여 있어서 읽기 쉬울 것 같지만, 실제로는…
1권에서 예고한 대로 2권으로 돌아왔다. 2권은 한니발 전쟁을 다룬다. 시오노 나나미의 필력이 가장 빛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한니발이라는 인물이 워낙 극적이기 때문이다. 한니발 바르카. 카르타고의 장군. 알프스를 코끼리와 함께 넘어 이탈리아를 침공한 사람. 이 행군 자체가 전쟁사에서 가장 대담한 작전 중…
새해의 첫 책으로 다시 사상서를 골랐다. 작년 초에 하이에크를 읽고 올해 초에는 프리드먼을 읽는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새해에 사상서를 읽는 것이 일종의 의식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겨울의 긴 밤에 무거운 책을 읽는 것. 이것이 잘 어울리기도 하고, 한 해의…
하루키를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름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읽어야 한다는 생각은 없었다. 유행하는 작가에 대한 막연한 경계심 같은 것이 있었다. 모두가 좋다고 하는 책은 오히려 손이 가지 않는다. 이번에 집어든 것은, 연말의 어떤 감상적인 기분 때문이었을 것이다. 와타나베 도루는…
이 소설은 짧다. 반나절이면 읽을 수 있다. 그러나 덮고 나서 며칠이 지나도 어떤 잔상이 사라지지 않았다. 부두 끝에서 초록빛 불빛을 바라보는 한 남자의 뒷모습. 그 이미지가 자꾸 돌아왔다. 화자인 닉 캐러웨이가 서부에서 뉴욕으로 온다. 채권 사업을 하기 위해서다. 그의 이웃에…
시오노 나나미의 이름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 시리즈를 시작하기까지는 오래 걸렸다. 15권짜리 시리즈다. 시작하면 한동안 이 책에 묶인다는 뜻이다. 올해 읽은 책들이 대부분 묵직했으므로, 좀 다른 결의 무거움을 원했다. 사상의 무거움이 아니라 역사의 무거움. 1권은 로마 건국에서 공화정의 성립까지를 다룬다.…
이 책을 산 것은 출장지의 공항 서점이었다. 비행기 출발까지 한 시간이 남아 있었고, 들고 다니던 책은 이미 호텔에 두고 온 뒤였다. 가벼운 책 한 권이 필요했다. 김영하의 에세이는 그런 자리에 잘 어울렸다. 카뮈와 도스토예프스키를 연달아 읽고 나서, 좀 숨 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