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의 변명』 — 죽음 앞에서의 말
이 책은 짧다. 한 시간이면 읽을 수 있다. 그러나 그 한 시간 동안 읽는 것은 한 사람의 마지막 변론이다. 소크라테스가 아테네 법정에서 자신을 변호하는 말. 그리고 사형 선고를 받은 뒤의 말. 죽음 앞에서 한 사람이 어떻게 말하는가. 이것이 이 짧은…
이 책은 짧다. 한 시간이면 읽을 수 있다. 그러나 그 한 시간 동안 읽는 것은 한 사람의 마지막 변론이다. 소크라테스가 아테네 법정에서 자신을 변호하는 말. 그리고 사형 선고를 받은 뒤의 말. 죽음 앞에서 한 사람이 어떻게 말하는가. 이것이 이 짧은…
가벼운 책이 필요한 시기가 있다. 니체를 읽고, 토지를 읽고 나서 머릿속이 무거웠다. 사상과 역사와 인간의 어두운 면을 연속으로 마주한 뒤라, 그냥 예쁜 문장을 읽고 싶었다. 머리로 읽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읽는 책. 분석하지 않아도 되는 책. 한정원의 『시와 산책』은 그런…
한국 소설을 이 블로그에서 다루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경리의 『토지』. 한국 문학의 대하소설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작품이다. 전체 5부 16권. 그 가운데 1권만 먼저 읽었다. 전체를 읽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1권만으로도 충분히 무거운 경험이었다. 1권의 배경은 19세기 말 경상남도 하동의 평사리다.…
작년 여름에 읽은 『도덕의 계보』가 도덕의 기원을 추적하는 책이었다면, 이 책은 도덕 너머를 바라보는 책이다. 제목 그대로, 선과 악의 저편. 니체를 두 번째로 읽는다. 처음 읽었을 때의 충격은 줄었지만, 불편함은 오히려 깊어졌다. 니체에 익숙해진 것이 아니라, 니체가 묻는 질문의 무게를…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문장은 뼈만 남은 문장이다. 군더더기가 없다. 감정을 직접 말하지 않는다. 풍경을 묘사하는데, 그 풍경 안에 감정이 들어 있다. 하루키의 건조함과는 다른 종류의 절제다. 하루키가 감정을 생략한다면, 가와바타는 감정을 풍경에 녹인다. 눈이 내리는 장면을 쓰면서, 그 눈 속에 외로움을…
벤 호로위츠의 『하드씽』은 경영서치고는 정직한 책이다. 대부분의 경영서가 성공의 비결을 알려준다면, 이 책은 성공하기 전의 지옥을 보여준다. 회사가 망하기 직전의 밤, 직원을 해고해야 하는 아침, 고객이 떠나가는 오후. 이 책에는 화려함이 없다. 있는 것은 현실뿐이다. 경영서 코너에 가면 성공한 CEO들의…
카이사르가 직접 쓴 책이다. 전쟁을 수행한 사람이 그 전쟁에 대해 직접 쓴 기록. 이것만으로도 독특한 텍스트다. 역사서인 동시에 선전문이고, 군사 보고서인 동시에 문학이다. 2천 년 전의 장군이 남긴 글이 지금까지 읽히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 텍스트의 힘을 증명한다. 카이사르는 자신을…
밀란 쿤데라의 소설은 소설이면서 동시에 철학적 에세이다. 첫 장부터 니체의 영원회귀를 이야기한다. 만약 삶이 한 번만 일어나는 것이라면, 그것은 가벼운 것인가 무거운 것인가. 한 번뿐인 삶은 되돌릴 수 없으니 무겁다. 그러나 한 번뿐이라는 것은 반복되지 않는다는 것이고, 반복되지 않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