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사상·정치

『돈의 심리학』 — 돈에 대한 가장 정직한 책

모건 하우절의 이 책은 돈에 대한 경제학 책이 아니다. 돈에 대한 심리학 책이다. 돈을 어떻게 벌 것인가가 아니라, 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를 다룬다. 이 구분이 중요하다. 돈을 버는 기술은 많지만, 돈에 대한 건강한 태도를 알려주는 책은 드물다. 하우절의 핵심…

『노예의 길』 다시 읽기 — 4년 만에 다시 만난 하이에크

4년 만에 다시 펼쳤다. 2020년 1월에 처음 이 블로그에서 다루었던 책이다. 그때 쓴 글을 다시 읽어보았다. 하이에크의 핵심 논증을 충실하게 정리한 글이었다. 그런데 4년이 지난 지금, 같은 책에서 다른 것이 보인다. 처음 읽었을 때 가장 인상에 남았던 것은 선의의 위험이었다.…

『다시, 국가를 생각하다』 — 국가는 왜 다시 중요해졌는가

토드 부크홀츠의 이 책은 자유주의 경제학자가 국가의 역할을 재평가하는 책이다. 시장의 자유를 옹호해온 지적 전통에서, 국가가 왜 다시 중요한가를 묻는 것. 이 설정 자체가 흥미로웠다. 부크홀츠의 출발점은 간단하다. 20세기 후반,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국가의 역할이 약해졌다. 자본은 국경을 넘고, 기업은 다국적이…

『열린사회와 그 적들』 2권 — 헤겔과 마르크스라는 적

1권에서 플라톤을 다루었다면, 2권은 헤겔과 마르크스를 다룬다. 포퍼는 헤겔에 대해 특히 가혹하다. 헤겔의 철학을 허풍이라고까지 부른다. 이 격렬함이 의외였다. 포퍼는 대체로 논리적이고 절제된 사람인데, 헤겔 앞에서는 감정이 드러난다. 포퍼가 헤겔을 공격하는 이유는, 헤겔의 변증법이 역사주의의 가장 세련된 형태이기 때문이다. 헤겔에…

『열린사회와 그 적들』 1권 — 플라톤이라는 적

새해의 첫 책으로 다시 사상서를 골랐다. 이번에는 칼 포퍼다. 포퍼의 『열린사회와 그 적들』은 제목만으로도 도발적이다. 열린사회의 적들. 누가 적인가. 1권의 답은 놀랍다. 플라톤이다. 작년에 플라톤의 『국가』를 읽으면서 철인왕의 위험성을 느꼈었다. 포퍼는 그 느낌을 체계적인 논증으로 풀어낸다. 플라톤의 이상 국가는 닫힌…

『하드씽』 — 경영서가 말하지 않는 것

벤 호로위츠의 『하드씽』은 경영서치고는 정직한 책이다. 대부분의 경영서가 성공의 비결을 알려준다면, 이 책은 성공하기 전의 지옥을 보여준다. 회사가 망하기 직전의 밤, 직원을 해고해야 하는 아침, 고객이 떠나가는 오후. 이 책에는 화려함이 없다. 있는 것은 현실뿐이다. 경영서 코너에 가면 성공한 CEO들의…

『넛지』 — 자유주의적 개입이라는 모순

리처드 탈러의 『넛지』는 행동경제학의 대중화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책 중 하나다. 제목 그대로 넛지, 즉 팔꿈치로 슬쩍 찌르는 것. 강제하지 않으면서 사람들의 선택을 더 나은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 이 개념이 이 책의 전부다. 탈러가 출발하는 지점은 인간의 비합리성이다. 전통…

『국가』 — 철인왕이라는 위험한 꿈

플라톤의 『국가』를 읽었다. 서양 철학의 모든 것이 플라톤의 각주라는 말이 있다. 과장이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그 과장이 이해된다. 이 책은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소크라테스가 여러 사람과 대화하면서 정의의 본질을 탐구한다. 대화체로 쓰여 있어서 읽기 쉬울 것 같지만, 실제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