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심리학』 — 돈에 대한 가장 정직한 책
모건 하우절의 이 책은 돈에 대한 경제학 책이 아니다. 돈에 대한 심리학 책이다. 돈을 어떻게 벌 것인가가 아니라, 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를 다룬다. 이 구분이 중요하다. 돈을 버는 기술은 많지만, 돈에 대한 건강한 태도를 알려주는 책은 드물다.
하우절의 핵심 통찰은 간단하다. 돈에 대한 결정은 합리적이지 않다. 스프레드시트로 최적의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사람들은 두려움, 탐욕, 자존심, 불안에 의해 결정한다. 행동경제학의 통찰을 개인 재무에 적용한 것이다. 탈러의 넛지를 읽었을 때 느낀 것과 비슷한 인식이다.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다. 그리고 돈 앞에서 특히 더 그렇다.
가장 인상적인 장은 복리와 인내에 관한 부분이었다. 워런 버핏의 자산 대부분은 60세 이후에 만들어졌다. 그의 투자 수익률이 특별히 높지는 않다. 다만 오래 했다. 복리의 힘은 시간에서 온다. 이것은 제임스 클리어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 읽은 것과 같은 논리다. 매일 1퍼센트의 개선이 37배의 결과를 낳는다는 것. 돈이든 습관이든, 핵심은 시간이다.
이에야스의 인내가 떠올랐다. 기다리는 자가 이긴다. 투자에서도 마찬가지다. 시장이 오를 때 흥분하지 않고, 내릴 때 공포에 빠지지 않고, 그냥 오래 가지고 있는 것. 이것이 가장 어려운 동시에 가장 효과적인 투자 전략이라는 것. 하우절의 핵심 메시지다.
또 하나 깊이 남은 것은 부와 풍요의 구분이다. 부는 보이지 않는다. 고급 차를 사지 않은 돈, 명품을 사지 않은 돈. 이것이 부다. 풍요는 보인다. 좋은 차, 좋은 집, 좋은 옷. 이것이 풍요다. 부와 풍요는 다르다. 풍요를 추구하면 부가 줄어든다. 부를 추구하면 풍요를 포기해야 한다. 소로우가 월든에서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필요를 줄이면 자유로워진다. 하우절은 이것을 재무의 언어로 번역한다. 지출을 줄이면 부가 쌓인다. 부가 쌓이면 자유가 생긴다.
하우절이 말하는 자유는 프리드먼의 경제적 자유와 다른 차원이다. 프리드먼은 시장에서의 선택의 자유를 말했다. 하우절은 시간에 대한 자유를 말한다. 돈이 충분히 있으면, 자기 시간을 자기가 결정할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 무엇을 할지를 스스로 정할 수 있는 것. 이것이 돈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가치라고 하우절은 말한다. 부는 구매력이 아니라 시간의 자유다.
이 책의 문체는 짧고 명료하다. 한 장이 짧아서, 출퇴근 길에 한 장씩 읽기 좋았다. 프리드먼처럼 어려운 것을 쉽게 쓰는 능력이 있다. 재무에 대한 책이지만, 재무 전문 용어가 거의 없다. 누구나 읽을 수 있다. 이 접근성이 이 책의 강점이다.
하우절이 가장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것은, 돈에 대한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수학이 아니라 심리라는 점이다.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계산할 수 있어도, 시장이 폭락할 때 패닉에 빠지면 소용이 없다. 반대로, 수학적으로 최적이 아니더라도 자기가 편안한 전략을 유지할 수 있다면 그것이 더 나은 결과를 낳는다. 좋은 전략보다 유지 가능한 전략이 낫다. 이것은 운동에도 적용된다. 최적의 운동 프로그램보다 매일 할 수 있는 운동이 낫다. 제임스 클리어의 습관 이론과도 통한다.
하우절의 또 다른 중요한 통찰은, 합리적인 것과 적절한 것의 구분이다. 스프레드시트 상으로 합리적인 결정이 현실에서는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주택을 사는 것은 재무적으로 임대보다 불리할 수 있지만, 안정감이라는 심리적 가치를 제공한다. 이 심리적 가치는 스프레드시트에 나타나지 않지만,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인간은 스프레드시트가 아니다. 감정을 가진 존재다. 감정을 무시한 재무 전략은 유지되지 않는다.
가을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자기 돈에 대한 태도를 돌아보게 되었다. 불필요한 지출이 얼마나 많은지. 그리고 그 지출이 진짜 행복을 주는지. 아리스토텔레스의 에우다이모니아, 소로우의 단순한 삶, 하우절의 시간의 자유. 서로 다른 시대, 서로 다른 분야에서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적게 가지고, 오래 유지하고, 시간을 확보하는 것. 이것이 부의 진짜 의미라면, 부는 숫자가 아니라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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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 하우절
원저 The Psychology of Money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