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 — 숲에서 배운 경제학
소로우는 1845년, 스물일곱 살에 월든 호숫가에 오두막을 짓고 2년간 살았다. 이 책은 그 2년의 기록이다. 자발적 은둔. 사회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살아보겠다는 실험. 이 실험의 기록이 17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읽히고 있다는 것은, 이 실험이 단순한 풍류가 아니었다는 증거일 것이다.
처음 몇 장을 읽으면서 놀란 것은, 이 책이 철학서이기 전에 경제학서라는 것이었다. 소로우는 첫 장에서 오두막을 짓는 데 얼마가 들었는지를 센트 단위까지 기록한다. 목재비, 못값, 석회비용, 문짝값. 총 28달러 12센트 반. 이 꼼꼼함이 의외였다. 숲으로 간 시인이 가계부를 쓰고 있다. 그러나 이 가계부에 목적이 있었다.
소로우가 보여주려 한 것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실제로 필요한 비용이 얼마나 적은가라는 것이었다. 그는 인간의 진짜 필요를 네 가지로 줄인다. 음식, 주거, 의복, 연료. 이 네 가지만 충족되면 인간은 살 수 있다. 나머지는 전부 필요가 아니라 욕망이다. 사람들은 큰 집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좋은 옷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다양한 음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돈을 벌기 위해 일하고, 일하기 위해 시간을 바친다. 소로우의 질문은 이렇다. 당신이 포기하는 시간은, 당신이 사는 물건만큼의 가치가 있는가.
이 질문은 경제학의 언어로 바꾸면 기회비용의 문제다. 더 좋은 집에 살기 위해 10년을 더 일해야 한다면, 그 10년의 가치와 더 좋은 집의 가치를 비교해야 한다. 소로우의 계산에 따르면, 대부분의 경우 집이 그 시간만큼의 가치가 없다. 사람들은 집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집에 일을 바치고 있는 것이다.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이것은 프리드먼의 자유와 다른 종류의 자유에 대한 이야기다. 프리드먼의 자유가 시장에서의 선택의 자유라면, 소로우의 자유는 시장 자체에서 벗어나는 자유다. 필요를 줄이면 일을 줄일 수 있고, 일을 줄이면 시간이 생기고, 시간이 생기면 비로소 자기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다. 소로우에게 경제적 자유란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아니라 돈이 필요 없는 것이었다.
이 사상이 매력적이면서도 불편한 이유는, 그것이 현실에서 실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소로우는 독신이었고, 가족이 없었고, 월든 호수의 땅은 친구 에머슨의 소유였다. 빨래는 어머니 집에 가져가서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의 실험은 특권적 조건 위에서 가능했다.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사람, 빚이 있는 사람, 도시에서 살아야 하는 사람에게 소로우의 조언은 비현실적이다. 숲으로 가라는 말은, 이미 숲으로 갈 수 있는 사람에게만 의미가 있다.
그러나 소로우의 질문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다. 숲으로 가지 않더라도, 필요와 욕망을 구분하는 것은 가능하다. 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 중 정말 필요한 것은 얼마나 되는가. 더 큰 집, 더 좋은 차, 더 많은 옷, 더 비싼 식당. 이것들이 삶을 더 좋게 만드는가, 아니면 더 바쁘게 만드는가. 소로우의 답은 분명하다. 대부분의 사치는 삶을 풍요롭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삶을 복잡하게 만든다. 단순하게 살아라. 이것이 소로우의 핵심 메시지다.
이 메시지가 170년 전에도 필요했다는 것이 흥미롭다. 소로우가 살던 19세기 중반의 미국도 이미 충분히 물질적이었다. 산업혁명이 진행 중이었고, 철도가 놓이고, 공장이 세워지고, 사람들은 더 많이 생산하고 더 많이 소비했다. 소로우는 이 흐름에 반기를 든 것이다. 그리고 170년이 지난 지금, 그의 반기는 더 절실해졌다. 물질적 풍요는 그의 시대와 비교할 수 없이 커졌지만, 그 풍요가 행복으로 이어졌는지는 의문이다.
자연에 대한 소로우의 관찰도 이 책의 중요한 부분이다. 호수의 계절 변화, 숲의 소리, 새의 움직임, 얼음이 녹는 과정. 이 관찰들이 산문으로 쓰여 있는데, 그 산문의 아름다움은 상당하다. 자연을 묘사하면서도 감상에 빠지지 않는다. 정확하게, 구체적으로, 과학자의 눈으로 본다. 그러면서도 시인의 언어로 쓴다. 이 조합이 소로우의 독특한 매력이다. 가와바타의 자연 묘사가 감정을 풍경에 녹이는 것이라면, 소로우의 자연 묘사는 관찰을 사유로 확장하는 것이다.
소로우는 또한 시민 불복종의 사상가이기도 하다. 이 책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월든에서의 생활 중에 인두세 납부를 거부하여 투옥된 에피소드는 유명하다. 부당한 법에 복종하는 것은 그 부당함에 가담하는 것이라는 그의 사상은 이후 간디와 마틴 루터 킹에게 영향을 주었다. 자유에 대한 소로우의 사유는 숲에서의 은둔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그것은 국가와 개인의 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기도 하다.
이 책을 다 읽고 책상 서랍에 넣었다. 숲으로 가지는 못하겠지만, 핸드폰을 좀 덜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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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원저 Walden; or, Life in the Woods (1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