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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정치 · 3월. 23, 2019

『온워드』 — 돌아온 창업자의 무게

하워드 슐츠가 스타벅스 CEO로 복귀한 것은 2008년이었다. 자신이 세운 회사가 자신 없이도 잘 돌아갈 거라 믿고 떠났던 사람이, 회사가 흔들리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 돌아온 것이다. 이 책은 그 복귀 이후 몇 년간의 기록이다. 경영서라기보다는 한 사람의 고백에 가까웠다.

슐츠는 스타벅스가 커지는 동안 무엇이 사라졌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매장에서 커피 향이 나지 않게 되었다는 것. 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이 도입되면서 바리스타가 직접 커피를 내리는 과정이 사라졌고, 기계가 너무 높아져 카운터 너머로 바리스타의 얼굴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는 것. 효율을 위해 도입된 아침 식사 메뉴에서 나는 치즈 냄새가 커피 향을 덮어버렸다는 것. 이런 구체적인 디테일이 이 책의 설득력이다. 추상적인 경영 원칙이 아니라, 매장에서 치즈 냄새가 난다는 수준의 관찰. 그것은 경영자의 분석이 아니라 자기 가게를 사랑하는 사람의 감각이었다.

슐츠가 돌아왔을 때 스타벅스는 이미 거대한 기계가 되어 있었다. 수만 개의 매장, 수십만 명의 직원, 주주들의 기대, 분기마다 돌아오는 실적 발표. 이 기계를 멈추고 방향을 바꾸는 것은 작은 카페를 고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었다. 그럼에도 슐츠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기계를 멈추는 것이었다.

가장 인상에 남은 장면은 전 매장의 에스프레소 머신을 동시에 멈추고 바리스타 재교육을 시킨 대목이었다. 영업 중인 매장의 기계를 끈다는 것은, 그 시간 동안의 매출을 포기한다는 뜻이다. 전 세계 7,000개 이상의 매장이 동시에 문을 닫았다. 이사회는 반대했다. 주주들은 불안해했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비난했다. 그 시간 동안 스타벅스가 잃은 매출은 상당한 액수였을 것이다. 그러나 슐츠는 멈추지 않으면 더 큰 것을 잃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커피 한 잔의 품질이 흔들리면, 그 위에 세워진 모든 것이 흔들린다는 것을.

이것은 용기의 이야기로 읽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르게 보면, 이것은 창업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고용된 경영자는 분기 실적을 포기하는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이사회가 허락하지 않을 수도 있고, 허락하더라도 그 결정의 결과가 나쁘면 자리를 잃을 수 있다. 자기 회사가 아니니까. 자기가 만든 것이 아니니까. 고용된 경영자에게 회사는 경력의 한 장이지만, 창업자에게 회사는 자기 자신의 연장이다. 슐츠가 돌아와야 했던 이유는 결국 거기에 있었다. 숫자로 환산되지 않는 가치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은, 그 가치를 처음 만든 사람뿐이라는 것.

이 대목에서 한참을 생각했다. 모든 조직에는 창업자가 떠난 뒤에도 지켜져야 할 것들이 있다. 그런데 그것을 지키는 일은 누구의 몫인가. 창업자가 영원히 자리를 지킬 수는 없다. 그렇다면 창업자의 감각을 조직 속에 심어두는 방법이 있어야 한다. 슐츠의 이야기가 아름다운 동시에 불안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가 돌아와서 고칠 수 있었다는 것은 다행이지만, 그가 돌아와야만 고칠 수 있었다는 것은 위험하다. 한 사람에게 의존하는 시스템은 그 사람이 없으면 무너진다.

책에서 또 하나 눈에 들어온 것은 슐츠가 직원들을 대하는 방식이었다. 그는 스타벅스의 직원을 파트너라고 부른다. 파트타임 직원에게도 건강 보험을 제공한다. 이것이 비용의 관점에서는 비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슐츠의 논리는 다르다. 커피를 내리는 사람이 행복하지 않으면, 그 커피를 받는 사람도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계산인지 신념인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둘 다일 것이다. 좋은 경영은 계산과 신념이 같은 방향을 가리킬 때 가능하다.

물론 이 책은 승자의 기록이다. 슐츠는 복귀에 성공했고, 스타벅스는 다시 살아났다. 주가도 회복되었고, 브랜드 가치도 올라갔다. 그러나 실패한 복귀는 책이 되지 않는다. 돌아왔지만 고치지 못한 창업자, 자신의 감각이 시대에 뒤처졌다는 것을 깨달은 창업자의 이야기는 출판되지 않는다. 그 점을 감안하고 읽어야 한다. 생존자 편향이라고 부르는 것. 우리가 읽는 성공 이야기는 언제나 살아남은 자의 이야기이고, 살아남지 못한 자의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그래도 이 책이 다른 경영서와 다른 점은, 성공의 비결보다 위기의 질감을 더 잘 전달한다는 것이다. 매장에서 커피 향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의 초조함. 자기가 만든 것이 자기 손을 떠나 다른 것이 되어가는 것을 지켜보는 고통. 돌아왔지만 예전과 같지 않은 조직 앞에서 느끼는 낯설음. 이런 감정의 결들이 이 책의 진짜 내용이다. 경영 전략은 잊을 수 있지만, 자기 가게에서 치즈 냄새가 난다는 것을 발견한 사람의 표정은 오래 기억될 것이다.

손에 든 커피가 그냥 커피가 아니라 누군가의 고집의 결과라는 것을 생각하면, 한 모금의 무게가 달라진다.

하워드 슐츠
원저 Onward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