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 2권 — 제정신으로 돌아오는 슬픔
2권은 1권과 톤이 다르다. 1권이 코미디에 가까웠다면, 2권은 점점 비극으로 기운다. 1권에서 세상은 돈키호테를 모르고, 돈키호테는 세상을 모른다. 2권에서는 세상이 돈키호테를 알고, 의도적으로 그를 놀린다. 귀족들이 돈키호테를 초대하여 기사 흉내를 내게 하고, 그것을 구경거리로 삼는다. 웃음이 잔인해진다. 2권에서 산초의 성장이…
2권은 1권과 톤이 다르다. 1권이 코미디에 가까웠다면, 2권은 점점 비극으로 기운다. 1권에서 세상은 돈키호테를 모르고, 돈키호테는 세상을 모른다. 2권에서는 세상이 돈키호테를 알고, 의도적으로 그를 놀린다. 귀족들이 돈키호테를 초대하여 기사 흉내를 내게 하고, 그것을 구경거리로 삼는다. 웃음이 잔인해진다. 2권에서 산초의 성장이…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드디어 시작했다. 서양 문학의 최초의 근대 소설이라 불리는 작품. 400년이 넘은 소설인데, 읽어보니 놀라울 정도로 현대적이다. 웃기면서 슬프고, 바보 같으면서 현명하다. 이 모순이 이 소설의 전부다. 돈키호테는 기사 소설을 너무 많이 읽어 미쳐버린 노인이다. 자기가 기사라고 믿고, 농부…
한스 로슬링의 『팩트풀니스』는 불편한 책이다. 불편한 이유가 독특하다. 세상이 나쁘다고 말해서 불편한 것이 아니라, 세상이 생각보다 좋다고 말해서 불편하다. 우리가 세상에 대해 가지고 있는 비관적 인식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데이터로 보여준다. 그리고 그 불일치의 원인을 분석한다. 로슬링이 제시하는 데이터는 이렇다.…
1권에서 박지원의 충격을 읽었다면, 2권에서는 그 충격이 사유로 발전하는 과정을 읽는다. 박지원은 단순히 청의 발전에 감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왜 조선은 이렇지 못한가를 묻고, 그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이것이 열하일기를 단순한 여행기에서 사상서로 격상시키는 것이다. 2권에서 가장 인상 깊은…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드디어 펼쳤다. 한국 고전 중에서 가장 읽고 싶었던 책이다. 조선 후기의 지식인이 청나라를 여행하면서 쓴 기행문.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다. 한 문명이 다른 문명을 만났을 때의 충격과 사유가 담겨 있다. 박지원은 1780년에 청나라를 방문한다. 당시 조선의 지식인 대부분은 청을…
쿤데라를 다시 읽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이후 두 번째 쿤데라다. 이번에는 『불멸』. 제목이 거창하지만, 이 소설은 거창함과 거리가 먼 곳에서 시작한다. 수영장에서 한 중년 여인이 수영 강사에게 손을 흔드는 장면. 그 손짓이 젊은 여인의 손짓이었다. 몸은 나이 들었지만…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과학서이면서 동시에 시다. 우주에 대한 책이지만, 결국 인간에 대한 책이다. 우주의 광대함 앞에서 인간의 존재를 묻는 책. 이 책을 읽고 나면 밤하늘이 다르게 보인다. 세이건의 유명한 표현이 있다. 우리는 별먼지로 만들어져 있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원소들 —…
1권에서 플라톤을 다루었다면, 2권은 헤겔과 마르크스를 다룬다. 포퍼는 헤겔에 대해 특히 가혹하다. 헤겔의 철학을 허풍이라고까지 부른다. 이 격렬함이 의외였다. 포퍼는 대체로 논리적이고 절제된 사람인데, 헤겔 앞에서는 감정이 드러난다. 포퍼가 헤겔을 공격하는 이유는, 헤겔의 변증법이 역사주의의 가장 세련된 형태이기 때문이다. 헤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