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사회와 그 적들』 1권 — 플라톤이라는 적
새해의 첫 책으로 다시 사상서를 골랐다. 이번에는 칼 포퍼다. 포퍼의 『열린사회와 그 적들』은 제목만으로도 도발적이다. 열린사회의 적들. 누가 적인가. 1권의 답은 놀랍다. 플라톤이다. 작년에 플라톤의 『국가』를 읽으면서 철인왕의 위험성을 느꼈었다. 포퍼는 그 느낌을 체계적인 논증으로 풀어낸다. 플라톤의 이상 국가는 닫힌…
새해의 첫 책으로 다시 사상서를 골랐다. 이번에는 칼 포퍼다. 포퍼의 『열린사회와 그 적들』은 제목만으로도 도발적이다. 열린사회의 적들. 누가 적인가. 1권의 답은 놀랍다. 플라톤이다. 작년에 플라톤의 『국가』를 읽으면서 철인왕의 위험성을 느꼈었다. 포퍼는 그 느낌을 체계적인 논증으로 풀어낸다. 플라톤의 이상 국가는 닫힌…
축약본으로 읽었다. 원전은 5권이 넘는 대작이고, 이 글을 쓸 수 있는 나이 안에 다 읽을 자신이 없었다. 축약본이라 해도 상당한 분량이었고, 빠진 부분이 아쉽기는 하지만, 핵심적인 서사는 충분히 담겨 있었다. 장 발장의 이야기는 알려져 있다. 굶주린 조카를 위해 빵 한…
리처드 도킨스의 이 책은 제목 때문에 오해를 받는다. 이기적 유전자라는 제목은 유전자가 이기적이라는 뜻이지, 인간이 이기적이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이 구분을 도킨스는 책 안에서 여러 번 강조하지만, 제목의 힘은 강해서 오해는 계속된다. 도킨스의 핵심 주장은 이렇다. 진화의 단위는 개체가 아니라…
헤세를 읽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데미안』을 고른 것은 짧기 때문이기도 하고, 헤세의 소설 중 가장 자주 인용되는 작품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이 문장은 이 소설을 읽지 않은 사람도 알고 있다. 문장의 유명세가 소설을 앞지른 경우다. 싱클레어라는 소년이…
니체 세 번째 책이다. 『도덕의 계보』, 『선악의 저편』, 그리고 이 책. 한 해에 한 권씩 니체를 읽어온 셈이다. 이 책의 부제가 인상적이다. 망치로 철학하는 법. 이 부제가 이 책의 전부를 말해준다. 니체는 기존의 철학적 우상들을 하나씩 두드려본다. 속이 빈 우상은…
1부를 덮고 바로 2부를 펼쳤다. 이 전쟁의 결말이 궁금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투키디데스의 건조한 문체에 이미 적응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2부는 전쟁의 후반부를 다룬다. 시칠리아 원정의 재앙, 아테네 민주주의의 붕괴, 그리고 스파르타의 최종 승리. 시칠리아 원정은 이 전쟁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에피소드다. 아테네가…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펼쳤다. 기원전 5세기,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전쟁. 서양 역사학의 시초로 불리는 책이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읽으면서 고대사에 대한 관심이 깊어졌고, 로마 이전의 그리스로 거슬러 올라간 것이다. 투키디데스와 시오노 나나미의 차이는 첫 페이지부터 느껴진다. 시오노 나나미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괴테의 『파우스트』는 무겁다. 물리적으로도 무겁지만, 내용의 무게가 더하다. 한 달 넘게 걸렸다. 읽다 놓고, 다시 집어들고, 또 놓고를 반복했다. 시극이라는 형식이 주는 낯설음이 있었다. 산문에 익숙한 눈으로 운문을 읽는 것은 다른 근육을 쓰는 일이었다. 파우스트는 학자다. 모든 학문을 섭렵했지만 만족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