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헤세를 읽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데미안』을 고른 것은 짧기 때문이기도 하고, 헤세의 소설 중 가장 자주 인용되는 작품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이 문장은 이 소설을 읽지 않은 사람도 알고 있다. 문장의 유명세가 소설을 앞지른 경우다. 싱클레어라는 소년이…
헤세를 읽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데미안』을 고른 것은 짧기 때문이기도 하고, 헤세의 소설 중 가장 자주 인용되는 작품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이 문장은 이 소설을 읽지 않은 사람도 알고 있다. 문장의 유명세가 소설을 앞지른 경우다. 싱클레어라는 소년이…
니체 세 번째 책이다. 『도덕의 계보』, 『선악의 저편』, 그리고 이 책. 한 해에 한 권씩 니체를 읽어온 셈이다. 이 책의 부제가 인상적이다. 망치로 철학하는 법. 이 부제가 이 책의 전부를 말해준다. 니체는 기존의 철학적 우상들을 하나씩 두드려본다. 속이 빈 우상은…
1부를 덮고 바로 2부를 펼쳤다. 이 전쟁의 결말이 궁금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투키디데스의 건조한 문체에 이미 적응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2부는 전쟁의 후반부를 다룬다. 시칠리아 원정의 재앙, 아테네 민주주의의 붕괴, 그리고 스파르타의 최종 승리. 시칠리아 원정은 이 전쟁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에피소드다. 아테네가…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펼쳤다. 기원전 5세기,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전쟁. 서양 역사학의 시초로 불리는 책이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읽으면서 고대사에 대한 관심이 깊어졌고, 로마 이전의 그리스로 거슬러 올라간 것이다. 투키디데스와 시오노 나나미의 차이는 첫 페이지부터 느껴진다. 시오노 나나미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괴테의 『파우스트』는 무겁다. 물리적으로도 무겁지만, 내용의 무게가 더하다. 한 달 넘게 걸렸다. 읽다 놓고, 다시 집어들고, 또 놓고를 반복했다. 시극이라는 형식이 주는 낯설음이 있었다. 산문에 익숙한 눈으로 운문을 읽는 것은 다른 근육을 쓰는 일이었다. 파우스트는 학자다. 모든 학문을 섭렵했지만 만족하지…
이 책은 짧다. 한 시간이면 읽을 수 있다. 그러나 그 한 시간 동안 읽는 것은 한 사람의 마지막 변론이다. 소크라테스가 아테네 법정에서 자신을 변호하는 말. 그리고 사형 선고를 받은 뒤의 말. 죽음 앞에서 한 사람이 어떻게 말하는가. 이것이 이 짧은…
가벼운 책이 필요한 시기가 있다. 니체를 읽고, 토지를 읽고 나서 머릿속이 무거웠다. 사상과 역사와 인간의 어두운 면을 연속으로 마주한 뒤라, 그냥 예쁜 문장을 읽고 싶었다. 머리로 읽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읽는 책. 분석하지 않아도 되는 책. 한정원의 『시와 산책』은 그런…
한국 소설을 이 블로그에서 다루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경리의 『토지』. 한국 문학의 대하소설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작품이다. 전체 5부 16권. 그 가운데 1권만 먼저 읽었다. 전체를 읽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1권만으로도 충분히 무거운 경험이었다. 1권의 배경은 19세기 말 경상남도 하동의 평사리다.…